생활 습관

감사 일기 30일 써본 후기: 삶의 만족도가 달라졌다

go50 2025. 6. 24. 21:30

작고 사소한 감사를 적는 일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한동안 ‘삶이 재미없다’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살았다. 무언가 잘못된 건 아닌데 늘 피곤했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났다. 특별히 불행한 일은 없었지만, 기쁨이나 만족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에서 한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성공한 CEO가 매일 하는 루틴 중 하나가 바로 ‘감사 일기 쓰기’였다. 그는 매일 아침 혹은 저녁에 작게라도 감사한 일을 세 가지씩 기록한다고 했다. 처음엔 솔직히 웃겼다. ‘감사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혹시 내가 너무 불평하는 시선으로만 삶을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나도 시도해보기로 했다. 단 30일, 하루에 감사한 일 세 가지씩 쓰기.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짧은 습관이 내가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꿔놓았다. 오늘 이 글은 감사 일기 30일 실천 후 내 삶에 생긴 작고도 분명한 변화를 담아보려 한다.

감사 일기 쓰기

첫 5일, 억지로 짜내는 감사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처음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땐 솔직히 난감했다. ‘감사한 게 뭐가 있지?’ 하고 생각하면 당장 떠오르는 게 없었다. 억지로라도 세 가지를 쓰기 위해 나는 일상을 되짚어야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오늘 버스가 바로 와서 감사했다
  • 날씨가 좋아서 기분이 조금 나아져서 감사했다
  • 점심 메뉴가 맛있어서 감사했다

처음 며칠은 어색하고 뭔가 의미 없어 보였다. 오히려 ‘이런 사소한 걸 적어서 뭐가 달라지나?’ 싶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적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밤 잠들기 전, 메모앱을 켜고 그날 감사한 일을 찾아 적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힘들었는데 억지로 한 가지를 끌어내며 ‘그래도 이건 감사했지’라고 쓰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감사 일기를 쓰기 위해서 나는 하루 중 ‘좋았던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그 과정 자체가 이미 내 사고방식을 조금씩 바꾸고 있었다.

10일이 지나자 뇌가 감사를 먼저 인식하기 시작했다

감사 일기를 쓴 지 열흘쯤 되었을 때부터 아주 미세한 변화가 일상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일들—따뜻한 커피 한 잔, 편안한 이불, 친절한 인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감사 일기를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나는 하루를 살면서 ‘오늘 저녁에 뭘 적을 수 있을까’를 의식하게 되었고, 그 순간순간을 더 깊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시기부터 감사한 일은 억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먼저 느껴지는 것이 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무심히 넘겼을 작고 평범한 일들이 이제는 ‘기분 좋은 일’로 뇌에 저장되었고, 그 감정은 하루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놀라운 건, 짜증이 나는 순간에도 ‘이것도 나중에 감사로 바꿔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누군가 밀치고 갔을 때, 전엔 그 사람만 생각하며 하루 종일 짜증이 났지만, 이제는 ‘그래도 넘어진 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감정을 전환하게 되었다. 이건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는 노력이라기보다는, 감사 일기를 계속 쓰는 과정에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사고 방식의 변화였다.

3주 차부터 생긴 감정적 변화: 예민함이 줄고 관계가 편해졌다

감사 일기를 시작한 지 3주가 넘어가면서 가장 극적으로 느껴진 변화는 ‘감정의 반응 속도’였다. 이전에는 작은 일에도 쉽게 예민해졌고, 누군가의 말투나 행동에 곧바로 반응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엔 그 반응이 한 박자 늦춰지면서, 내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엔 나를 힘들게 했던 회사 동료의 말도 ‘그래도 그 사람 덕에 팀이 잘 굴러가는 부분도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부모님과의 다툼에서도 ‘그래도 늘 건강하게 계셔서 감사하다’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감사 일기는 단지 하루의 기억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의 방향을 바꾸는 도구가 되고 있었다.

또한 내가 먼저 고마움을 표현하는 일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도와줘도 ‘고마워’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나도 모르게 ‘감사해요’, ‘고마워요’가 자주 나왔다. 사람들은 그런 나의 변화에 반응했고, 관계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감사는 나 혼자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행동이라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30일이 지난 지금, 감사는 일상이 되었고 삶은 부드러워졌다

감사 일기 30일 도전을 마친 지금, 나는 더 이상 앱을 켜지 않아도 하루 중 자연스럽게 감사한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무렵, 무엇을 적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오늘 커피 한 잔이 참 좋았지’
‘낮에 해가 따뜻해서 산책하기 좋았어’
‘이메일 답장이 생각보다 빨라서 다행이었지’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하루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감사 일기는 내 사고방식을 바꾸었고, 무엇보다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줄여주었다.
전에는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더 벌어야 하고, 더 잘 나야 하고,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감사 일기를 쓰면서 나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주 확인하게 되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 내 몸, 오늘 있었던 작고도 다정한 순간들. 그것들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늘 곁에 있었고, 이제는 그것들을 먼저 보는 눈이 생겼다.

물론 여전히 삶은 바쁘고 피곤하며, 때때로 불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 속에서도 ‘하나쯤은 감사할 거리’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를 지치지 않게 만든다. 나는 이제 감사 일기를 쓰지 않아도, 이미 ‘감사하는 뇌’를 가지게 되었다.

 

감사 일기를 30일간 실천한 결과, 사고 방식, 감정의 방향, 사람 관계까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처음엔 억지로 적었지만, 점점 일상 속 감사가 자연스럽게 인식되기 시작되었고, 감정 기복과 예민함이 줄고, 자존감이 높아졌다. 감사는 마음의 평온을 만들어주는 가장 실질적인 루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