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기 2주로 얻은 자신감

운동이 어려웠던 나, 계단으로부터 다시 시작했다

운동이라는 단어는 내게 늘 무겁게 다가왔다. 러닝, 필라테스, 헬스장, 홈트레이닝…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했던 이름들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지속하지 못할 거라는 자기 의심, 그리고 시간 부족이라는 흔한 핑계가 늘 내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계단을 오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 나를 보며 ‘이건 뭔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몇 층만 올랐을 뿐인데 다리가 뻐근하고 숨이 가쁜 내가 낯설게 느껴졌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는 대신, 계단을 오르며 작은 루틴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바로 하루 한 번, 의식적으로 계단을 오르는 것. 크지 않은 목표였지만, 오히려 그 작음이 나를 끌어당겼다.

 

별 준비물도, 운동복도 필요 없고, 시간도 따로 나눌 필요 없는 계단. 매일 마주치는 그 익숙한 장소에서 작게 운동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한 ‘계단 오르기 2주 루틴’은 단지 허벅지의 통증이나 체력 향상을 넘어, 나의 감정과 자존감, 그리고 삶의 태도에 작고도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계단 오르기 루틴, 부담스럽지 않아 꾸준했다

처음 시작은 회사 건물 6층이었다. 평소엔 무의식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탔지만, ‘오늘 하루만 계단으로 가보자’는 마음으로 첫 도전을 했다. 3층까진 괜찮았지만 5층쯤 도달하니 허벅지가 묵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한 층은 거의 숨을 참으며 오르게 됐다. 예상보다 힘들었고, 내가 얼마나 움직이지 않았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 짧고 강렬한 체감이 루틴의 필요성을 다시 상기시켜줬다.

 

나는 단순한 규칙을 정했다. ‘하루에 단 한 번, 계단을 오르기. 올라갈 때만, 내려갈 땐 무조건 엘리베이터.’ 이 간단한 조건은 부담을 줄이고 실천력을 높여줬다. 그렇게 하루하루 계단을 오르며 느낀 건, 단순한 운동 이상의 것이었다. 계단을 오르며 흐르는 짧은 침묵의 시간 속에서 마음이 정리됐고, 운동을 했다는 성취감이 나를 하루 종일 조금 더 자존감 있게 만들어줬다. '나는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작지만 분명한 자신감은 생각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7일째, 몸보다 마음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익숙해지기까지 오래 걸리진 않았다. 3일째부터는 다리 근육이 반응했고, 5일쯤엔 오르면서 들리던 거친 숨소리의 간격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7일이 지나자 땀이 살짝 맺히는 순간,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계단을 오르는 동안 나도 모르게 머릿속이 비워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루 중 짧지만 명확하게 ‘나를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 생긴 느낌이었다. 운동 효과를 따지기보단, 이 루틴이 내 일상에 하나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아침에 계단을 오르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나는 오늘 뭔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하루가 괜히 더 의미 있어졌다. 어떤 날은 계단 앞에서 걱정이 들기도 했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두 번 할까?’ 그러나 곧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 식이면 다시 안 하게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나는 계단 오르기를 통해 다시 ‘지속’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14일째, 허벅지보다 놀라웠던 신체·정서적 변화

2주가 지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생각보다 허벅지 근육이 아니었다. 계단을 오르며 생긴 뻐근함은 처음 5일 이후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계단을 오르고 나면 다리에 힘이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숨은 여전히 조금 찼지만, 그건 오히려 ‘내가 지금 살아 있구나’라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전보다 계단을 피하지 않게 된 내 모습이 가장 큰 변화였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기보다 계단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이 옮겨졌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주변에서도 “요즘 계단 자주 타더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 루틴이 다른 좋은 생활 습관으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계단을 오르고 나면 몸이 깨어나는 느낌이 들어 아침 물 마시기나 짧은 스트레칭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심리적인 변화도 뚜렷했다. ‘나는 운동 못 해’라는 자기 인식이 ‘나는 매일 작게 움직이는 사람’으로 바뀌었고, 그 인식의 전환이 삶 전반의 자존감을 끌어올렸다. 운동은 몸보다 먼저 ‘나’라는 존재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임을 14일 동안 계단을 통해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계단 오르기, 가장 작은 실천이 만든 좋은 생활 습관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작고 반복 가능한 루틴이다. 계단 오르기는 그 점에서 완벽했다. 특별한 공간도, 도구도,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고, 내 생활 안에 이미 존재하는 ‘계단’이라는 구조물만 있으면 충분했다. 이 루틴은 단순히 다리 근육을 쓰는 일이 아니라, 나를 움직이고 나를 훈련시키는 시간이었다. 꾸준히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운동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 땀을 많이 흘리지 않아도, 호흡이 조금 가빠지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걸 직접 체험했다. 또한 이 루틴은 내가 더 나은 하루를 살기 위한 ‘의식의 전환’이었다.

 

지금까지 나는 늘 결과만 바라보며 운동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과정을 즐기게 되었다. 계단을 오르며 들리는 발소리, 가벼워지는 몸, 흐려지는 잡생각, 그리고 그 짧은 순간에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감각.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자 휴식이었다. 계단 오르기 루틴은 결국 나에게 있어 좋은 생활 습관이 되었고, 운동을 어려워하던 나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돌려준 작지만 강력한 시작이었다.

계단 오르기 2주 루틴을 하며 느낀점

계단 오르기 2주 루틴을 실천하면서 처음엔 허벅지 근육의 뻐근함만 느꼈지만 점차 일상의 흐름과 감정 상태가 달라졌고 하루 한 번의 계단 오르기가 운동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며 자존감을 회복시켰고 작은 성취가 다른 좋은 생활 습관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으로 나를 바라보는 태도가 생겼고 결국 계단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나를 움직이게 만든 실천의 무대가 되었고 운동을 못 하던 나에게도 변화는 가능하다는 걸 계단이 증명해주었다.